-중국선교는 삼자교회를 통해 … 22년 선교의 노하우
-선교사는 파송교회(단체)와 좋은 관계를 맺어야

세선협 8대 회장 이천휘 목사
세선협 8대 회장 이천휘 목사

지난 12월 3일(목) 정기총회를 통해 세계선교협의회(이하 세선협) 회장이 된 이천휘 목사를 만나 세선협의 역사와 선교에 대한 생각, 향후 활동 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선협은 감리교회 내 인준받은 모든 선교단체가 가입한 협의체로서 31년 역사를 지닌 명실상부한 감리교회 대표 선교협의체다. 주된 사업은 감리교 선교소식을 전하는 뉴스래터 발행과 각 나라 또는 지역별 선교사대회 후원, 성탄절 선물 보내기 후원, 선교정책 세미나 등이다. 

그런 협의체를 이끄는 대표로부터 선교의 경험과 인식, 그리고 향후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본부 선교국의 행정과 정책들이 구체적인 선교지에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선교사를 후원하는 세선협의 협조가 필수적이고, 세선협의 계획수립과 실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표의 생각을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교국 총무실에서 이루어진 인터뷰는 기자가 묻고 이천휘 목사가 답하는 형식으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 세선협 회장이 되신 것을 축하 드리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우선 세선협에 대한 질문부터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세선협의 역사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 조직되었는지에 대해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세선협은 1989년 8월 25일 ‘국외선교단체협의회’ 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습니다. 회장은 최종철 감독회장님이 맡았고, 선교국 총무였던 박봉배 목사님이 총무를 맡았습니다. 그해 12월 총실위의 승인을 얻었습니다. 2대 회장(1990.12~1993.9)으로 곽전태 감독회장님(원로, 베다니교회)이 수고하셨는데 이때까지는 본부에서 주도한 조직이었다고 할 수 있지요.

이어 3대 회장(1993.9~1999.6)으로 정영관 목사님(원로, 중앙교회)이 되면서 본부 내의 조직에서 본부 외 조직으로 독립했습니다. 이름도 ‘감리교세계선교협의회’로 바꾸고 시작했지요. 이호문 목사님(원로, 숭의교회)이 4대 회장(1999.6~2007.12)이 되셔서 8년 6개월간 섬기실때 제가 총무로 4년간 섬겼습니다.

이후 김종수 목사님(원로, 세신교회)이 5대 회장(2007.12~2014.12)을 하셨고,  6대 회장(2014.12~2018.12) 김철한 목사님(오목천교회)에 이어 박상철 목사님(예일교회)이 7대 회장(2018.12~2020.12)으로 섬기셨지요. 그리고 제가 이번에 8대 회장(2020.12~)이 된 것입니다.

■ 선교국 산하 조직이 아니라 외곽에서 조직된 선교회들과 개체교회들을 묶어 선교국과 협조하면서 선교사들의 사역과 복지를 후원하는 협의체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의 관계설정이 적절하다고 보시는지요?

그럼요.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장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중에 하나는 해외선교국을 독립하는 것입니다. 개신교 주요 교단들이 해외선교부를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현재 선교국 안에 배속되어 있는 해외선교부를 ‘국’으로 승격시켜 보다 전문적이고 세밀하게 해외선교 정책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단은 현재 80개국에 1,324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습니다.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사역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돌볼 수 있기 위해서는 선교국 산하에 있는 것보다 별도의 조직으로 독립하는 것이 효율성에서 낫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입법총회에서 이를 위해 노력했는데 잘 안 됐습니다. 본부 기구를 확대하는 것이니만큼 인건비가 늘어나는 등의 부담이 걸림돌이 된 거지요. 하지만, 이것은 꼭 필요한 변화라고 여깁니다. 조금씩 공감대가 넓혀지고 있으니 머지 않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2008년 이후 감리교회의 역사가 혼란으로 점철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때문에 교인수가 27~28만명 줄었다는 통계가 언론에 나온 적도 있습니다. 감리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절실한데 세선협 회장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교인수가 줄어든 문제는 우리 교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한국교회의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저는 교회의 부흥은 ‘사명’과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어떤 조직이든지 교유한 목적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교회를 세우신 것도 당연히 목적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교회의 사명은 역시 복음 전파지요. 예수님이 이 땅에서의 사역을 시작할 때 하신 말씀이 ‘하나님나라’를 선포하는 일로 복음 전파였습니다.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승천하실때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도 사도행전 1장 8절의 말씀, 곧 복음 전파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감리교회가 이 사명, ‘복음 전파’를 충실히 감당해 나가면 회복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20여년 전에 미국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전반적으로 하락의 길을 걷던 미국교회에서 부흥하는 여러 교회를 찾아 갔어요. 한 달 동안 그 교회들의 프로그램에 참석하면서 부흥의 비결을 봤어요.

그 교회를 비롯해 부흥하는 교회들의 특징이 ‘선교에 목숨을 걸었다’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어요. 한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목숨을 건’ 교회들은 부흥하더라구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애쓰는 교회는 주님이 세워 주신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입니다. 반면에, 교회의 사명을 망각하면 쇠퇴하는 것입니다.

그 깨달음으로 이후부터 ‘목숨 걸고’ 선교를 위해 열심히 목회해 왔습니다. 당시 국외선교부장이었던 이우현 목사님에게 “내가 평생을 걸고 선교할 수 있는 선교지를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베트남을 소개하셔서 열심히 선교했습니다. 이어 캄보디아와 태국을 비롯한 인도차이나 선교의 초석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인도차이나 선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목숨 걸고 목회하고 사역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천휘 목사

■ 아, 네.. 인도차이나 선교회가 그렇게 탄생되었군요. 또 다른 영향도 있었을 것 같네요.

네, 그때 사회주의 국가를 향한 선교에 눈을 떴어요. 바로 중국을 놓고 기도하기 시작했지요. 많은 기도와 검토 후에 삼자교회(공식명칭은 중국기독교협회)를 선교의 발판으로 삼기로 하고 23년 전에 김현곤, 강미영 선교사 부부를 파송했어요. 한국교회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 확신하며 강조하고 싶어요. 세선협 회장으로서 우리 교단이 교회의 사명을 다시 살리는 일에 조금이나마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 코로나로 인해 감리교회가 그동안 해 온 선교교정책에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여겨집니다. 1980년대부터 외쳐 온 ‘선교한국’ 이후 선교의 선봉자 구실을 해 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상황이 많이 달라진 듯 합니다. 그러나 놓을 수 없는 것이 선교입니다. 세선협 회장으로서 본부의 선교정책이나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혹 본부(선교국)를 향해 하시고픈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제가 선교국과는 20여년 전부터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이요한 선교국 총무님 시절부터 세선협의 총무, 부회장 등의 임원을 맡아 오랫동안 관계했고, 또 선교사 행정관리위원, 선교사 인준위원, 선교국 전문위원 등 정책과 사업에 계속해서 관여해 왔지요. 그런 인연으로 현재 선교국이 지향하는 정책이 내 생각과 다르지 않습니다.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선교국이 열심히 일하도록 지원하고 기도하면서 힘을 보태 모든 담당자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 지난 11월 8일~9일 정진권 목사님이 회장으로 있던 북방선교회(2021년부터 한민족선교회로 개편) 포럼에서 제안된 내용입니다. 소위 ‘속인주의’ 정책으로 한국에 있는 한민족 교포(조선족, 고려인 등) 및 다문화권 인재들을 찾아 지도자로 양성하고, 국내에서 그들을 위한 목회를 하면서 본토 선교를 준비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정책을 채택하면 굳이 선교지로 보내지 않아도 되고, 중국의 경우 추방 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국내에서 선교사역을 이어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것을 입법화 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이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혹 동의하신다면 세선협 차원에서 입법에 함께 할 의향이 있으신지요?

적극적으로 공감합니다. 선교사님들이 선교지에서 열심히 사역하다가 현재 코로나 때문에 들어와 있는 선교사님들이 많지요. 중국은 국내 정치적인 문제로 선교사들을 추방해서 비자발적으로 철수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한국에 나와 있는 선교사님들에게 할 일이 없어요. 파송교회에서도 사역을 못 맡겨요. 한국교회가 어려운 상황이라 여러 가지 이유로 긴축을 해요. 그런 마당에 선교사님들에게 유급으로 일을 맡기는 것이 부담스러운 거지요. 또 선교사님들을 다시 파송해야 하는데 언제 갈지 알 수 없는 선교사님들을 잠시 국내에 머무는 기간 동안에만 일을 맡기기가 쉽지 않은 점도 있지요. 맡긴다면 아르바이트 같은 성격의 일 밖에는 없어요.   

중국을 비롯해 비자발적으로 철수한 선교사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 모임에서 제가 말한 게 있어요. 사실 그것은 감신대 장성배 교수가 주장했던 것이에요.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유학생이 수 만명입니다. 그들은 해당 나라에서 엘리트층입니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 그들이 예수를 믿고 사명으로 무장해 본국으로 돌아가면 우리가 여기서 선교사 몇 명 파송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비용도 적게 듭니다.

그런데 그런 사역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선교사로 인준하고 지원도 해야 합니다. 이 문제가 현재로서는 쉽지 않지만, 정책 입안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같은 문화권의 사람이 선교하는 게 훨씬 효율적인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지요. 중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대단히 많아요. 중국에서 철수한 선교사들이 그들을 향해 사역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면 중국에 안 가도 한국에 있는 유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속히 입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네, 말씀을 들으니 정진권 목사님의 주장과 다르지 않으시네요.

그렇습니다. 정진권 목사님의 ‘속인주의’ 정책에 적극 공감합니다. 조선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중국선교를 활기차게 할 수 있어요. 한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한족 사회의 복음화에 중요한 선교사가 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과거의 ‘통전적인 선교’에 매여 있어서는 안됩니다. 시대에 맞춰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속지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한국에 많이 들어와 있는 타국민에게 가서 복음 전하는 일은 현지에 가서 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효율적입니다. 그런 면에서 교단이 속히 정책적으로 문을 열어야 합니다. 그 사람들에게로 가서 복음 전할 수 있는 이들을 선교사로 파송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서 지난 총회에서 노력을 해 왔습니다.

■ 이번에는 해외 선교사들에게 실질적인 문제인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파송시 약속했던 후원 사항들이 지켜지지 않아서 적지 않은 선교사들이 파송교회의 열악한 후원 때문에 다른 형태의 후원을 열어가야 하는 이중고에 놓여 있습니다. 또한 은퇴 이후에 대한 대비책이 전무한 상태에서 오직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이런 선교사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세선협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까요?

이 문제는 파송교회 문제이기도 하지만, 선교사님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할 때는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합니다. 그런데 해가 거듭되면서 열정이 식는 경우가 있어요. 파송교회의 사정에 따라 그렇게 되는 것도 있겠지만 선교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선교지에서 열심히 사역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선교비가 줄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역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이들이 꽤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저는 선교사님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어요. “세상에서 사업하는 사람들도 물건 하나 팔아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수시로 새로운 상품을 내놓아 소비자들의 선호에 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선교사들도 파송교회가 선교의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사역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해야 합니다. 그러면 교회의 선교열정이 식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선교사들 중에는 구태의연한 분들이 있어요. 그동안 해 오던 것만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사역을 하니 파송교회도 실감이 나지 않아 지원할 동력을 잃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정말 선교사님들이 파송교회의 후원을 받으려면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 네,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생각했던 ‘선교사들을 향한 바램이나 기대하시는 바에 대해 말씀해 달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어주셨는데요, 계속해서 선교사들이 가져야 할 가장 필요한 자세를 포함해서 선교사들에게 해 주시고픈 말씀을 부탁 드립니다.

지난 번 남아공에 가서도 얘기했고, 캄보디아에 가서도 선교사님들에게 했던 말인데요, 한국교회 목회자들도 어렵다는 얘기를 해 주고 싶어요. 비전교회 목회자들은 대리운전을 비롯해 아르바이트 많이 합니다. 일하는 사모님들도 많아요. 선교지에서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는 선교사님들의 형편이 나을 수도 있어요. 최소한의 생계비를 보장받는 선교사님들에 비해 국내 비전교회 목회자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 교단의 50%가 비전교회입니다. 교단이 최저생계비를 책임져 주지 못하는 목회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겁니다.

그러니 선교사님들이 ‘목숨 걸고’ 사역에 임해 주기를 바랍니다. 저도 개척해서 42년 동안 ‘목숨 걸고’ 목회하다 보니 ‘밥은 먹고’ 살더라구요. 그런 열심으로 사역에 임하면 파송교회들이 감동해서 후원합니다. 파송교회의 뜻과 다르게 가는 모습을 보니 후원하기가 어려워지는 겁니다. 이 점을 선교사님들이 명심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말씀 드리는 것은 선교사님들이 안식년이나 성지순례, 건강검진 등에 대해 요구합니다. 우리 교회를 비롯해 많은 파송교회들이 그런 것들을 시행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교회를 향해 선교사님들이 요청하는데, 바꿔 생각하면 한국교회 목사님들 중에서도 안식년 갖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건강검진도 해마다 못합니다. 성지순례 못 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국교회 목사님들은 안식년 갖지 못해도 선교사님들에게 유급 안식년을 주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보면, 어떤 면에서는 선교사님들이 훨씬 낫습니다. 그래서 선교사님들이 입장을 바꿔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선교사님들이 섭섭할지 몰라도 맞대면하여 말하면 대부분 수긍합니다. 그리고 성탄절 같은 때 감사글을 담은 카드라도 하나 보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한국에 나왔을 때 파송교회 목사님 부부에게 짜장면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선교사에게 짜장면 대접받고 싶어하는 파송교회 목사님이 어디 있겠습니까? 마음이지요. 그런 마음을 주면 파송교회 목사님도 더 많이 후원할 것입니다.   

'속인주의' 정책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며 중국선교에 대해 설명하는 이천휘 목사
'속인주의' 정책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며 중국선교에 대해 설명하는 이천휘 목사

■ 네, 충분히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이번에는 목사님의 선교에 대해 질문 드리려고 합니다. 목사님은 중국선교를 오랫동안 해 오신 것으로 압니다. 최근 중국 선교의 문이 닫히고 있습니다. 많은 선교사들이 추방당했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파송지를 바꾸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선교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그리고 본부나 선교사들은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한국의 선교상황과 비교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고종의 윤허로 병원과 학교사업을 통해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군주제에서는 어렵게 선교가 이루어졌지만 개화기를 거치면서 종교활동의 자유가 주어졌고 그에 따라 기독교 꽃을 피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근대화 시기에 사회주의 국가가 되면서 모든 것을 공산당이 통제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완전히 다른 길을 걸은 셈이지요.

그래서 중국선교는 우리나라에서 선교사들이 했던 것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국에서 학교와 병원을 세워서 선교하겠다는 생각은 맞지 않습니다. 예전에 곽선희 목사님이 중국 연변에 과학기술대학을 세웠어요. 선교한다는 목적으로 세웠지만, 결국 중국 정부에 넘어갔어요. 한 번도 공식적인 예배를 드리지 못했어요. 설립할 때도 예배 못 드렸어요.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도 그렇습니다. 그런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학교 짓는다고 복음을 전할 수 없습니다. 한국적인 이해를 가지고 사회주의 국가에서 선교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사회사업에 다름 아닙니다. 그래서 사회주의 국가 선교는 정부와 협의하여 진행해야 합니다. 중국의 경우는 삼자교회와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삼자교회와 연결해 마음껏 선교합니다. 우리 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 부부도 삼자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청도의 삼자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하면서 정부 관료인 청도시 종교국장과 직원들도 함께 초청했어요. 한국교회를 보고 삼자교회에 도입할만한 것이 있으면 적극 도입하라고 했습니다. 그 관료들이 보고 가서 배울 만한 것들을 교회 지도자들에게 추천해 삼자교회가 점점 발전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선교의 문이 열려 22년째 삼자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근래 중국의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삼자교회이기 때문에 비공인 지하교회들에 비한다면 훨씬 나은 환경에서 선교할 수 있습니다. 삼자교회는 앞으로도 지속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삼자교회를 통해 될 수 있으면 중국 교회가 많이 개방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세선협 회칙에 보면 6개의 부서에 부장을 두어 고유의 역할을 하도록 했습니다. 홍보자료부와 역사편찬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효과적인 홍보를 해야 하고, 향후 역사자료집 발간을 염두에 둔다면 역사편찬부에서 자료를 잘 모아두는 역할도 중요할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모든 부서가 중요합니다. 각 사업마다 책임지는 부서가 있지요. 홍보자료부 같은 경우는 해마다 소식지 뉴스레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역사편찬부는 지금까지 특별하게 해 온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감리교세계선교역사를 편찬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데 만일 그 일이 이루어진다면 역사편찬부에서 맡아야 할 겁니다.

이건 조금 질문에 빗나간 답이라고 여겨집니다만, 신앙생활의 미담이나 간증을 비롯해 선교사님들의 소식 등을 다루는 교단지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기독교타임즈가 교단지로서 그런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 폐간하기로 결정했다니 안타까워요. 사실 교단지에 가장 많이 나와야 하는 것이 그런 기사거든요. 기독교타임즈에 그런 걸 좀 요구하려고 했어요.

아예 한 면을 세계선교 소식을 싣는 공간으로 만들어서 감리교회가 세계선교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전국의 교우들에게 전해 달라는 것이지요. 성도들에게 선교를 위한 기도제목을 줘서 선교의식도 고취하고 선교 비전도 품게 해 주면 좋을 거 같아요. 웨슬리안타임즈가 그런 역할을 해 주면 좋겠어요.

■ 웨슬리안타임즈가 그걸 하고 있습니다. 메뉴에 ‘선교’란이 있어서 해외선교사님들의 사역 소식을 몇 차례 실었구요 앞으로도 지속해 갈려고 합니다.

네, 잘 하고 있군요. 그런 것들을 모으면 선교역사가 되지 않겠어요? 그렇게 계속 좀 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 그것과 연결해서 부연해 드린다면, 필리핀 같은 경우 2024년이 감리교 선교 50주년입니다. 선교사회 차원에서 50주년 선교백서 발간과 희년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별로 선교사회가 조직되어 있는데요, 이 선교사회와 연계해서 세선협이 각 나라별 선교의 역사를 정리하는 작업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일을 우리가 직접 하기는 사실 쉽지 않아요. 각 나라의 선교사회가 선교역사를 정리해 주면 우리가 책으로 만들거나 만드는 일을 후원해 줄 수는 있을 거에요. 필요한 이이라 여겨집니다.  

■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총회에서 말씀 해 주셨습니다만, 이 방송을 보실 감리교회 구성들을 향해 세선협 회장으로서 포부와 세선협의 활동계획에 대해 다시 한번 말씀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회장이 되면서 꼭 하고 싶었던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해외선교국을 독립기구로 설치하는 일입니다. 이 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둘째로 코로나 사태로 교회와 선교사님들 모두가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선교지에 남아 있는 선교사님들은 활동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가 어렵다 보니 선교사님들을 철수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어요. 그런 교회들을 향해 끝까지 선교의 열정을 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교회가 선교의 끈을 놓지 않도록 격려하는 일과 함께 선교사님들을 격려하고 끌어주는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셋째로는 파송교회와 선교단체들이 파송한 선교사를 잘 돌보고 관리 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정보를 제공하고 지식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넷째로는 선교센터를 건축하려고 대지를 기증받았습니다. 선교사님들이 한국에 오면 머물 곳이 없어 어려움을 당하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센터를 건축하는 일에 진력하려고 합니다. 감사하게도 수도권인 고양에 건축할 수 있으니 교통도 좋고 입지조건이 좋습니다. 감독회장님과도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마지막으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선교사들의 사모님들이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그분들을 위한 일을 하려고 합니다. 사실 우리 교회에서는 이 일을 해 오고 있어요. 인도와 캄보디아에서 했지요. 세선협 차원에서 세계 곳곳을 돌며 사모님들을 치유하는 사역을 하고 싶어요. 코로나가 길어지면 국내에 나와 있는 사모님들을 대상으로 하려고 해요. 이 일에 관련된 전문가들도 이미 갖추고 있어요. 

세선협이 세계 곳곳에서 선교하느라 수고하는 선교사님들에게 힘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도 많이 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선교사 사모들이 당하는 어려움과 상한 마음까지 헤아리는 이천휘 목사의 세심한 배려에 존경의 마음이 생겼다. 선교에 대한 열정으로 많은 선교현장을 누빈 경험에서 나오는 실제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선협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이천휘 목사가 밝힌 중국선교에 대한 접근방식은 한국교회 전체가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리고 선교사를 향한 조언 역시 모든 선교사들이 마음에 새기고 실천으로 옮기면 좋을 듯 하다.

새해 감리회 본부는 ‘세상의 빛으로 다시 서는 감리교회’를 세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항해 할 것이다. 이 항해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감리교회 내 많은 세력들이 협력해야 할 것이다. 이천휘 목사가 새로운 선장이 되어 이끌 세선협도 순항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선교사를 파송한 모든 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 더욱 활기찬 해외선교의 열기를 이어갈 세선협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선교사들을 향해 조언하는 이천휘 목사
선교사들을 향해 조언하는 이천휘 목사
세선협의 역할과 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히는 이천휘 목사
세선협의 역할과 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히는 이천휘 목사
세계선교의 활성화에 대한 방안을 설명하는 이천휘 목사
세계선교의 활성화에 대한 방안을 설명하는 이천휘 목사
전국 감리교회 구성원들에게 세선협의 활동에 대해 설명하는 이천휘 목사
전국 감리교회 구성원들에게 세선협의 활동에 대해 설명하는 이천휘 목사
기자의 질문을 경청하는 이천휘 목사
기자의 질문을 경청하는 이천휘 목사
인터뷰 후 진행된 선교사상담센터 발대식에서 축사하는 이천휘 목사
인터뷰 후 진행된 선교사상담센터 발대식에서 축사하는 이천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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