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회 전 감독 홍성국 목사에게 듣는다-

참정권 확대, 예비후보 등록제 등 선거운동 방식 개선하여 금권선거 방지해야!
L교회 J목사 사건 같은 목회자 윤리 문제는 교단 차원에서 속히 해결해야!
비전교회 해결 위해 목회지원센터, 목회자 기본소득제도 도입 고민해야!

2020년, 올해는 감리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향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중요한 해이다. 감독회장 및 감독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감리교회는 선거 후 각종 소송으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선교의 동력을 많이 잃었다. 이제 그러한 후유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교의 기반이 약한 영남과 호남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감리교회의 소식을 매일 전해 드리는 감리교 최초 인터넷뉴스로 새롭게 창간한 <웨슬리안타임즈>는 창간 특집으로 「2020 선택! 감리회의 희망을 찾아서」 라는 선거관련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시리즈는 3차에 걸쳐 다음과 같이 진행될 것이다.<편집자주>


  ① 감리회의 현안과 지도자의 자질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
      - 감리회의 미래를 향한 선택, 무엇이 중요한가?
  ② 감리회 선거법, 이대로 좋은가? (패널 초청 토론회 개최)
     - 현재의 선거법 진단, 정책선거 가능성 전망, 선거법 보완 등  
  ③ 유권자들에게 듣는다 (유권자들의 생각과 기대 정리) 
    - 감독회장•감독의 자질, 시급한 감리회 현안, 감리회 미래 전망 등
 


① 감리회의 현안과 지도자의 자질-감리회의 미래를 향한 선택, 무엇이 중요한가?’ 는 경기연회 13대 감독(2014년 10월~2016년 10월)을 역임한 홍성국 목사(평촌교회 담임)를 인터뷰하는 것으로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감리회의 현안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와 감독회장의 자질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향후 이와 관련한 인터뷰는 다른 분들과도 이어질 수 있다. 인터뷰 내용이 길지만,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한 기획이므로 전부를 게재한다. 

기자가 처음으로 들어간 평촌교회 목양실은 지나칠 정도로 소박한 규모였다. 왠만한 규모의 교회 담임목사실이 어떠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기자로서는 적잖이 당황하기까지 하였다. 거기다 ‘감독’이 새겨진 명패 대신 부목사 시절에 사용하던 오래된 ‘목사 홍성국’ 명패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목사면 족하지 다른 게 더 필요한가” 하는 대답에서 그분의 성품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첫걸음을 떼는 <웨슬리안타임즈>를 향한 훈훈한 덕담 후에 인터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진 행 : 유승훈 기자
사 진 : 송재희 기자
 

인터뷰하고 있는 홍성국 목사
인터뷰하고 있는 홍성국 목사

 

올해는 감리교회의 4년 또는 2년을 책임질 최고 행정책임자인 감독회장과 감독을 선출하는 해입니다. 목사님께서도 감독선거를 경험하셨는데요, 그동안 이어져 온 감리교회의 선거문화나 선거 방법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첫째는 제도가 중요해요. 선거는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자신의 철학과 정책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행 선거법은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으며, 반대로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알아보고 판단하여 선택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습니다. 이런 방향성으로 선거법은 대폭 수정되어야 합니다. 현재와 같은 선거법 방식은 후보자들이 음성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듭니다. 후보자들을 가두려 하지 말고 감리교인들 앞에 자유롭게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금권선거의 유혹도 사라지게 됩니다. 자꾸 가두려 하니까 다른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려는 것입니다. 선거권자는 감리교 정회원이면 누구든지 참여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도 18세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목사 안수를 받은 지 10년이 지나야 교단의 지도자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일입니다.

다음으로 후보 자신의 분명한 자세가 중요합니다. 나도 선거를 통해서 감독이 되었어요. 그런데 나는 ‘클린선거’ 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정책 준비를 착실히 했고, 소위 ‘돈 쓰는 선거운동’ 하지 않았어요. 유권자들이 그 마음을 알아주었기 때문에 나를 선택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감독 임기 동안 소신껏 할 수 있었어요. 또 그걸 인정 받았기 때문에 총회 특별재판위원장까지 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후보들이 그런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혹시 더욱 강화하거나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 시대는 온라인 방식의 선거운동 방식과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발전되었습니다. 후보자에게 돈을 쓰지 말라는 일방적인 요청보다는 선거운동 방식을 개선하여 참정권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금권선거를 방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선거는 감리교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축제입니다. 서로를 비방하고 흠집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책과 도덕성 그리고 비전을 검증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의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선거비용을 합법적으로 모으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도 필요합니다. 펀드 같은 방식도 좋을 겁니다. 사회에서는 훨씬 진전된 방식을 사용하는데 우리 감리교회는 한참 뒤떨어져요. 

선관위가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입니다. 불필요한 돈을 쓰지 않으면서도 후보자가 열심히 정책과 비전을 말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후보자들이 충분히 검증될 수 있고, 선거권자들이 자신의 신념대로 투표해서 대상자를 선출할 것 아니겠습니까? 또 그 결과에 모두가 승복하게 되고, 존경받는 지도자가 배출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첫째, 정회원 1년급부터 선거권을 부여해야 합니다.
둘째, 인터넷을 이용한 방송 토론회나 동영상을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전면 허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책과 감리교회를 향한 비전을 말할 수 있는 통로를 주어야 합니다.
셋째, 돈으로 표를 사는 행위에 대해 원아웃(one-out)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이어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지난 감리교회의 모습을 비추어 볼 때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필요한 제도적인 개선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예를 들면, 감독회장 2년 겸임제로의 회귀나 연회장 제도 같은 걸 포함해서 말이죠.

감독회장 2년 겸임제는 현행 제도로는 부실하게 운영될 수 있습니다. 그걸 보완한 후 실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의 4년 전임제도 운영을 잘 하면 장점이 많습니다. 감독회장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배하면 훨씬 나아질 거라고 봅니다.

다시 앞선 질문에 이어집니다만, 긍정적인 변화의 측면에서 본부 직제의 재편 등 본부 개혁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은 어떠십니까?

본부 조직과 업무에 대한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직의 확대냐 축소냐의 문제 보다는 전문성의 문제입니다. 직원을 뽑을때 정치적인 배려가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가장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여 기존의 본부 직원과 구조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사실 본부는 일종의 브레인(brain)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정책을 입안하고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등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리를 맡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본부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안을 하나 낸다면, 본부 직원을 공채를 통해 선발하는 겁니다. 그걸 시스템화 하면 좋지 않겠어요?    
 

본지 유승훈 기자와의 인터뷰 중인 홍성국 목사
본지 유승훈 기자와의 인터뷰 중인 홍성국 목사

 

이번에는 정책관련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웨슬리의 정신을 이어 받은 감리교회는 선교에도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국내외 선교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데요, 여전히 취약한 부분도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농어촌선교, 병원선교가 그렇고, 해외선교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교는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입니다. 초기 한국선교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를 세우고 병원과 복지관을 세워 간접적으로 사회변혁을 이루고 삶을 바르게 세워갔습니다. 아울러 독립운동이나 사회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민족운동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7,80년대 감리교회의 성장도 바로 이러한 선교적 비전을 사회 안에 녹여 낼 수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결국 사회를 정의롭게 세우고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기여함으로써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그 바탕에서 복음을 전했기에 교회의 부흥을 이룬 것입니다. 특히 감리교 정신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의 성화교리는 이 시대에 맞춤한 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성화 뿐만 아니라 사회성화를 함께 실현하는 것이 감리교회의 선교정신입니다.

감독회장이 모든 것을 전문적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농어촌과 사회선교 부분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오랫동안 일을 해 온 단체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단체들이 전문기관으로 참여해서 가장 좋은 선교정책과 안을 내놓을 수 있는 정책 플랫폼(platform)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가장 효율적이고 시기에 적절한 정책을 통해 선교에 접근하도록 해야 합니다. 해외선교도 코로나 이후 대단히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책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논의 기구를 신설해야 합니다. 결국 이 어려움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한 개인의 사심이나 생각을 벗어나 전 감리교회적인 도움과 협력을 구해야 합니다.

더불어 해외선교사들의 위기관리 면에서 보강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습니다. 해외 선교지에서의 보험, 은퇴 후 대책 등이 미비합니다. 선교국에서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단시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교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본부 차원에서 감당할 수 있는 위기 대응 매뉴얼과 또한 복지와 노후에 관한 단초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정책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감리교회는 '은급'이라는 좋은 은퇴자에 대한 정책이 있습니다. 운영면에서 몇 년 전에 홍역을 치르기도 했지만, 타 교단에 비해 자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목회 연한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문제 등 몇 가지 불안한 요소가 있고, 몇 년 후에는 은급비가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도 들립니다. 보다 많은 분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도록 현실성 있게 보완할 수 있는 좋은 안이 있을까요?

감리교회의 좋은 전통인 은급제도는 더 공고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평균수명 연장, 수급자 증가 등의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려운 문제인 것은 틀림 없습니다. 은급에 관한 전문집단의 컨설팅과 관리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아울러 국민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목사 안수를 받는 것과 동시에 국민연금에 가입하게 해야 합니다. 본인이 절반, 교단이 절반을 내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은퇴 이후의 주거 문제도 고민해야 합니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좋은 제도가 있는 줄 압니다. 그와 같은 것을 우리 실정에 맞게 연구하여 도입한다면 은퇴 목회자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질문의 방향을 조금 돌리겠습니다. 감리교회는 타 교단에 비해 민주적인 체계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성별, 직능별 대표를 입법총회 총대로 참가시킵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추세에 비해 여전히 약해 보입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 주시겠습니까?

현행 제도는 많이 보완되었지만 그래도 연급이 지배적입니다. 총대는 개인 자격이 아닙니다. 그 단체나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지방이나 연회를 대표하고 직능분야와 세대를 대표해야 합니다. 총대로 나가기 전에 소속 단체가 모여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표에게 위임하면 총대는 그 내용을 본회의 석상에서 대표하여 발언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교회에 지나치게 많은 대표를 주어서도 안 되고, 하던 사람이 계속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가급적이면 고루고루 대표성을 주고, 개인적으로 한 번 정도 연임이 가능한 것으로 해야 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총대로 세워져야 발전성이 큽니다.

코로나 이후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한국교회, 특별히 우리 감리교회도 변화의 회오리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목회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를 비롯하여 교인수와 재정 면에서 불가피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 문제에 대해 본부나 연회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먼저 ‘코로나 19’와 같은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올 개연성이 높아졌습니다. 본부 안에 위기관리 대응팀을 상설하고, 대응팀은 현장 교회들이 감당해야 할 “예배와 교육”등의 문제에 즉각 대응하는 매뉴얼을 가지고 감리교회를 섬기도록 해야 합니다. 이번 코로나 정국에서 보여준 감리회 지도력은 타 교단에 비해 많이 미흡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개 교회가 이런 류의 사회적 파고를 넘어가기에는 힘에 부치는 측면들이 많습니다. 개인적 혹은 개교회적으로 대응해서는 전 방위적으로 몰려오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시대에 맞는 예배나 목회 플랜을 정하고 교회 상황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안내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첫째, 점차적으로 교회 통합에 대한 대비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둘째, 예배당을 여러 교회가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월세 교회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셋째,목회자 생활안전 대책(목회자 기본소득)을 세워야 합니다. 근본적으로는 목회자의 생활이 안정되어야 합니다. 기본소득이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본소득은 실현 가능한 액수부터 상정하여 조금씩 보완해가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재원 마련으로 목회자의 십일조를 운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중인 홍성국 감독
인터뷰 중인 홍성국 감독

 

이제 조금 예민한 질문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감리교회를 넘어서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점은 대부분이 인정하는 듯 합니다. 얼마전 공영방송에서 특정교회와 목회자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기도 했는데요, 특별히 목회자의 성의식과 관련한 도덕적, 윤리적 위기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위기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L 교회 J 목사 사태가 한창일 때 나한테 두 번째 총회특별재판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이 왔어요. 한 달을 고사하다가 기도한 끝에 수락했어요. 그 이유가 ‘J 목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였어요. 더 끌다가는 감리교 선교에 막대한 지장이 생길 것 같아서 조속히 마무리 할려고 맡았어요. 그런데 스스로 감독직에서 사퇴하는 바람에, 또 더 이상의 고소고발건이 접수되지 않아서 총특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사퇴했지요. 소위 <J 목사 사태>에서 감리교회는 그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미래 선교에 막대한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또한 이를 치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감리회 지도부의 부정과 담합은 참담한 현실이었고, 지난번 MBC방송의 <PD수첩> 방송 이후 풀어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안일한 인식과 대응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문제의 제1원인은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한 목회자에게 있습니다. 앞으로는 준회원, 정회원 연수과정에서 철저하게 성인지감수성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아울러 성직자에 대한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성직자는 잘못을 해도 성도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그릇된 믿음이 위험을 키웁니다. 하나님이 치리하실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소극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도 일을 하시니 목회자의 실수와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잘못된 신앙이 아닙니다. 그런 용기를 통해 바로잡는 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믿음의 길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성인지감수성 강화하고 성직윤리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성직윤리위원회에 기소권과 치리권을 주어 성범죄에 대한 단호한 치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성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없도록 법적인 장치를 합니다.

이번에는 비전교회와 관련한 질문을 드릴려고 합니다. 비전교회 목회자들의 이중직에 대한 찬반 여론이 있습니다. 현실적인 면에서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목양적인 측면에서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문제는 일곱 번째 질문과 연결되어 있는데,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내 경험을 들자면, 연회 차원에서 ‘비전교회 살리기 운동’을 했어요. 40교회 선정해서 생활비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모여서 목회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영성훈련도 하고, 교회 탐방도 하면서 실제적인 도움을 주려고 했어요. 이미 비전교회 목회자는 이중직, 삼중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감리교회 안에 미자립교회 분포가 너무 높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제도적인 지원을 먼저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고민을 끌어 안지 않은 채 단순히 목회에 충실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로 이중직을 비난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생각입니다. 이중직을 좋아하는 목회자는 없습니다. 그 어려운 현실 안에서 그래도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그래서 목회 지원센터나 목회자 기본소득이 충분하게 준비되고 실행되어야 합니다.

‘기본소득’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교단적으로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요?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모든 목회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일정금액을 주자는 것입니다. 일종의 ‘목회자 생활안정법’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그 재원은 목회자의 십일조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고요, 여러명이 머리를 맞대고 감리교회의 미래를 위해 결단하는 마음을 가지면 실행 불가능한 정책이 아닙니다. 교회가 극단적인 개교회주의에서 공교회 개념을 다시 회복하고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한다면 분명 실행의 단초가 있습니다. 비전교회가 감리교회의 모세혈관이라는 자세를 가지고 목회자가 최소한의 품위를 잃지 않고 목회하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분들과 협력하여 대안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겠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 대안과 접근 방법을 나름대로 모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음세대 감리교회를 향한 준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자를 비롯한 일꾼들, 소위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장로교회에 비해 감리교회에는 인물이 없다”는 말이 들릴 정도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실제 교단적으로 전문 목회자를 길러내는 과정이 타 교단에 비해 빈약한 게 사실입니다. 체계적으로 인적 자원을 길러내야 합니다. 신학교 혹은 준회원 때부터 목회적 소신과 달란트를 파악하여 개발하게 하고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인력 리스트를 만들어 필요한 인적 자원을 적재적소에 포진시켜야 합니다. 그렇지만, 감리교회 안에는 타 교단에 비해 자발적으로 큰 전문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군포지방에 있는 강인태 목사님은 영성 분야에서 탁월한 분입니다. 영성훈련을 위한 강사로 훌륭하신 분입니다. 또 환경 분야에서는 기독교환경운동을 오랫동안 해서 그 단체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양재성 목사님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교단의 도움 없이 홀로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분들이지요. 이런 인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평신도 활동이 활발합니다. 장로회, 남선교회, 여선교회, 청장년선교회 등 현재의 평신도 활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치단체별 활동은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활동의 다양성과 시대성을 감안하여 재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병원, 복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구체적인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 중에 환경선교는 기후붕괴 시대에 더욱 절실해진 평신도의 역할과 사역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평신도 단체가 명확히 감리교 선교를 위한 고유한 정책과 사업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감리교회 안에 많은 평신도 전문가들이 선교의 각 분야에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인력 플랫폼을 만들어 감리교회의 저력을 나타내도록 해야 합니다. 미래 사회는 플랫폼을 어떻게 잘 조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평신도들이 마음껏 신앙 안에서 활동 할 수 있도록 본부가 그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보다 활발하고 효율적인 평신도 활동을 위해 요구되는 정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선, 평신도 성서연구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기독교인이기에 무엇보다 성서의 가르침에 기반해야 합니다. 성서를 모르고 무슨 활동에 집중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세상 욕심을 앞세우게 되고 교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여기에 대한 나름대로의 복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로, 사회적 기업 등 평신도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윤으로 은급비나 비전교회를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로, 평신도 전문가 집단을 그룹핑(grouping)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사, 법조인, 교수, 전문가, 사업가 등 그룹을 지어 서로 친교하게 하고 교단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공동으로 모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는 복지정책과 환경정책입니다. 환경선교는 성서적 근거와 신학적 근거가 명확할 뿐 아니라 시대적인 요청이기도 합니다. 전 감리교회가 나선다면 미래 선교를 선점할 수도 있습니다.

성경공부 교재. 홍성국 목사는 감독 임기가 끝난 이후에 'TBC 성경공부' 교재를 만들어 성경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성경공부 교재. 홍성국 목사는 감독 임기가 끝난 이후에 'TBC 성경공부' 교재를 만들어 성경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런 분이 감독회장이 되셔서 지도력을 발휘해 주면 좋겠다” 라고 한 말씀 해 주신다면요?

그간 감리회는 지도력의 부재를 절감했습니다. 당선 이후 고소고발로 인해 임기 내내 법정 다툼이 이어져 사회의 조소거리가 되고, 감리회의 위상은 땅에 추락했습니다. 지금 현 사태를 만든 장본인들에게 다시 교권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말하자면, 교단의 문제를 푸는데 용역을 부른다거나 돈으로 표를 매수해서 지도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됩니다. 이번 선거에서 갈등과 소송의 요소가 있는 사람이 뽑힌다면 다시 감리교회의 역사는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감리교회의 최고지도자 감독회장은 이런 분입니다.

첫째로, 진실한 목회자입니다. 1930년 조선감리회 설립정신이 ‘진정한 기독교회, 진정한 감리교회, 진정한 한국교회’였는데, 이것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감리교회’는 정직한 지도력이 실현할 수 있습니다. 진실이 흔들리면 개교회나 교단의 신뢰에 금이 갑니다. 결국 무너집니다. 진실이 힘이고, 진실이 영성이고, 진실이 많은 것을 바꿉니다.

둘째로, 공감하는 지도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건강한 신학적 판단이 가능하고, 시대정신으로 공감하는 능력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아픈 자들을 보면 달려가서 손을 잡고 안아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마음을 가진 목자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화합하는 지도자입니다. 감리교회는 학연, 지연, 이념 등 다양한 세력들이 공존하고 있어 이를 통합해야만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넷째로, 합리적인 지도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감리교회는 몰상식과 비상식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제 상식적이기만 해도 좋겠다는 말이 무성할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복음적인(영성적인) 목회자입니다. 사심이 없고 감리교회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권력을 얻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권력이 주어진다면 성심을 다해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이 감독회장이 되어야 감리교회의 미래가 밝을 것입니다.

긴 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해 주신 홍성국 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한국감리교회 초창기에 연회에 참석하는 이들을 향한 교리문답 내용이 2020년 새로운 감리교회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분들의 마음에 진한 울림으로 다가가기를 바란다.

(문) 하나님께서 왜 우리를 감리교인으로 불러 주셨다고 생각하십니까?
(답) 성서적 성결 생활로 교회와 세상을 변혁시키도록 부르셨습니다.  

소박한 목양실의 한쪽 벽에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촘촘히 정리되어 있는 책장이 있다.
소박한 목양실의 한쪽 벽에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촘촘히 정리되어 있는 책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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