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헌 목사
이주헌 목사

재미있는 기사가 있었다. 스포츠 경기 직접관람(직관)이 시작되었는데 팬들이 직관에 대한 기쁨을 이렇게 표현했다.  

‘직관’ 시작, 하늘 땅만큼 기다렸어요. 축구경기는 직관이지. 갈증 풀었어요. 직관의 행복을 깨달았다. 밤새워 표 예매, 간절히 기다렸어요.

 4년 전 이맘 때였다. 그 때 교회를 개척할 준비 중에 있었다. 부목사 생활을 마치고 나온 직후였기 때문에 생계 문제도 해결해야만 했고, 교회 개척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밤에만 할 수 있는 비정기적인 일을 선택했는데 바로 대리운전기사였다.

그래서 낮에는 교회 자리를 알아보러 다니고, 밤에는 대리 운전을 해야 만했다. 그 당시 내가 가장 힘들었던 일은 생계 문제가 아니라 예배였다. 가정에서 아이들과 같이 예배 드리는 것만으로는 영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주일에 부목사로 섬기던 교회에 다니게 하고 그 당시 막내였던 셋째를 데리고 우리 부부는 본받을 만한 교회들을 다녀 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정착하지 않고 예배 드린다는 것에 우리 부부에게는 큰 영적인 고통이 있었다.

어느 날이었다. 대리운전을 하여 고객을 일산 백마역 근처에 내려 주고 바로 스마트폰으로 다른 고객을 잡을 수 있었다.  고객은 마두역에 있었다. 거리상으로 1.5km 정도였는데, 백마역과 마두역을 이어주는 마두공원을 타고 가로질러 가면 되었다.

빠르게 걷고 있는데 멀리서 LED 십자가가 보이는 것이었다. 아마도 상가 교회의 십자였던 것 같은데,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던 나에게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나님! 내 십자가는 어디 있나요? 내 십자가는 어디 있나요?”

그 때였다. 이미 머리부터 옷까지 젖어 있었던 내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서러운 눈물이 아니라 다시 예배를 회복하고 싶었던 눈물이었다. 재정도 없고, 아무 것도 보장 받은 것이 없는 내가 가야 할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어디에 정착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고 내가 잘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내가 알 수 있는 정확한 한 가지는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여기가 아니라 십자가 앞이었다.

그렇다고 고객을 놓칠 수도 없어서 땀으로 범벅되어 울며 빠르게 걸어가야만 했던 내 모습을 하나님은 보셨고, 응답하셨다. 그리고 지금까지 인도해 주셨다. 스포츠 팬들은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고 싶어서 애절하게 기다렸다는데, 오늘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리는 성도들은 어떤 마음으로 주일을 보내고 있을까?

예배! 하늘, 땅만큼 기다였어요. 예배는 직관이지, 예배에 대해 갈증 풀었어요. 직접예배의 행복을 깨달았어요. 밤새워 예배 준비, 간절히 예배를 기다렸어요.

'스포츠 경기와 예배가 비교대상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코로나19 이후에 교회예배가 완전히 금지 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이 조금은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열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배의 소중함을 놓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회복해야 한다. 예배부터 회복해야 한다.

코로나19 시대에 예배해야 하는 임대교회들의 고통이 크다. 십자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할까?
코로나19 시대에 예배해야 하는 임대교회들의 고통이 크다. 십자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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