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지길 감독 10주기 추도예배가 고인의 모교인 감신대에서 열렸다.
고 김지길 감독 10주기 추도예배가 고인의 모교인 감신대에서 열렸다.

송학 김지길 목사 10주기 추모예배가 8월 7일(금) 오후 4시,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채플 예배실에서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추모준비위원장인 아현교회 안종원 원로장로가 사회를 본 예배에서 아현교회 엄문용 원로장로가 기도했고, 정영관 원로목사가 '다니엘 12:2~3'을 본문으로 "궁창의 별같이 빛나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였다. 정 목사는 목회자가 평생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 세 가지에 대해 말했다. "첫째, 나는 뭐하고 있는가? 둘째, 나는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셋째, 이렇게 사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 라며 "이 질문에 모범 답을 주는 삶을 살았던 분이 고인이셨다"고 하면서 "마치 궁창의 별 같이 빛나는 삶을 후배들에게 본으로 물려주신 참목자셨다" 고 고인을 기억하였다.  

사회를 보는 안종원 장로(추모준비위원장)
사회를 보는 안종원 장로(추모준비위원장)
설교하고 있는 정영관 목사
설교하고 있는 정영관 목사

설교 전 순서에 없던 특별찬송이 이어졌는데 원로목사들로 구성된 '늘푸른 중창단'이었다. 마치 노익장을 과시하듯 아름다운 선율로 하모니를 이루는 은혜로운 찬양으로 회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설교 후에는 좋은교회를 담임하는 조성실 목사의 찬양과 김기홍 원로목사의 섹소폰 연주가 이어졌다.

원로목사들로 구성된 늘푸른찬양단의 특별찬양
원로목사들로 구성된 늘푸른찬양단의 특별찬양

고인의 생전 모습을 추억하는 추모영상을 본 다음에 전 경기연회 감독을 지낸 한정호 원로목사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한 목사는 고인의 인품을 알 수 있는 특별한 인연에 대해 소개했다. 아현교회 부목사 모집에 접수를 했다가 실패했지만, 1월의 눈 내리는 어느날 한 목사가 목회하던 곳에 고인이 직접 찾아 와서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그곳이 한 목사가 은퇴할 때까지 섬긴 평택 서정교회였다. 

서정교회 도착한 그날로 인사구역회를 소집하여 서정교회 부목사로 결정해 주면서 했던 한 마디를 한 목사는 잊지 못한다고 회고하였다. "아현교회 오면 평생 부목사 해야 해. 여기서 부목사 하다가 담임목사 해!" 진정으로 본인을 위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임을 알았기에 평생 기억하고 있다며 "진정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는 말로 추모사를 대신하였다.  예배는 진관교회에서 은퇴한 정하봉 원로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김지길 목사는 1970년대 유신정권시절 독재에 항거하여 유신철폐를 주장하며 민주화 운동을 펼쳤고, 기독교대한감리회 제13대 감독회장으로서 교회 연합운동에 힘썼던 교계 지도자로서 감리교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제35대 회장을 지내며 한국교회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도록 독려하여 민주화 운동과 인권운동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08년 6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그 해 미국 쇠고기 수입에 따른 '광우병 파동'에 온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가 촛불시위를 하면서 시국이 혼란할 때 85세의 노구를 이끌고 기독교계 인사 33인과 함께 ‘현 상황에 대한 기독교원로 비상시국선언’을 발표하며 정부의 정책과 대통령의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성명서에서는 시민들의 촛불 문화제가 단순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때문이 아님을 밝히면서 정부의 인사채용과 대운하, 대북정책, 교육, 언론탄압, 경제문제를 단순히 해외변수로만 치부하는 등 국민을 바보로 알고 우롱한 점에 대해 국민들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1923년 전북 익산 출생인 고 김지길 목사는 1947년 감리교 신학대학교를 졸업한 뒤 평택 성광교회를 거쳐 대전 남부교회와 선화교회에서 목회했으며 1965년부터 1992년까지 서울 아현교회를 담임했다. 고 김지길 목사는 또, 사회 개혁운동에도 앞장서 지역감정해소 국민운동협의회 상임의장과 공동체 의식개혁 국민운동협의회 상임의장으로도 활동했다. 2003년에는 한국교회원로목사총연합회 회장을 지내기도 하였다.

코로나19 때문인지 여느 때보다 적은 추모객들이 모였다.
코로나19 때문인지 여느 때보다 적은 추모객들이 모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며 예배 드리고 있는 추모객들.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며 예배 드리고 있는 추모객들.
고 김지길 목사를 추모하며 드리는 예배
고 김지길 목사를 추모하며 드리는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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