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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업보를 지고 태어난 운명찌르지 않게 노심초사 눈치만 보고 살아야 한다청록색 비단을 치장하고 살지만, 마음은 가시방석황금색으로 변해가도 함부로 만지지 마라몸에 지닌 까칠함이 원숙함을 더해 독기를 품었다고개 떨군 보리 이삭 한 움큼 거머쥐고 낫으로 베어내어 허기진 밥그릇에 담아내도록 솥단지에 곡식 낱알 적당한 밥물에 우르르 쏟아붓고 마른 가지에 불을 지펴 한 상에 둘러앉아 웃음소리 기다리며고단했던 지는 해에 삭풍을 걸었더니 해거름 끝자락에 봄 눈을 뜬다.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4.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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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목사님들과 함께 종교개혁지를 탐방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고향 독일 아이제나흐에 다녀왔습니다. 바흐의 생가가 있고, 그가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했던 게오르그 교회도 있습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도 이곳 게오르그 교회에서 청소년기에 합창단원으로 활동했었다고 합니다. 게오르그 교회 가까이에 루터하우스가 있습니다. 그 옆에는 루터가 3년간 하숙생활을 했던 집도 있습니다. 그 집 앞에는 사과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특별한 나무이기에 시에서 관리를 한다고 합니다. 왜 특별하냐구요. 루터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
나의 목회
박기성 목사
2024.04.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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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부모교육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강의 도중에 강사님이 내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앞자리에 앉은 탓에 강사님의 눈에 딱 걸린 것입니다. “언제 행복하셨나요?” 돌직구 질문에 나는 곧바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렸습니다. 강사님은 “그렇지요. 바로 대답을 못하겠지요?”라고 말씀하시더니 다른 분에게도 질문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분도 나와 마찬가지였습니다. 강사님은 강의를 이어갔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도 “언제 행복했느냐?”고 물었더니 입을 다문 채 “음~”하고 생각만 하더랍니다. 언제 행복했는지 언뜻 떠오르지 않았던 것
나의 목회
박기성 목사
2024.04.19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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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조경전문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두 그루의 나무가 있는데 한 그루에는 매일 물을 주었고, 다른 한 그루에는 잎이 시들해지는 것처럼 보일 때 물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매일 물을 주었던 나무가 죽었다고 합니다. 나무를 뽑아보니 뿌리가 없었습니다. 그 나무는 굳이 뿌리를 내릴 필요를 못 느꼈던 것입니다. 뿌리를 내리지 않아도 주인이 매일 물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뿌리가 썩어 있었습니다. 과잉보호의 결과입니다.과잉보호는 신앙생활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언젠가
나의 목회
박기성 목사
2024.04.12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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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젊은 며느리들이 다 모였다한 쪽은 필리핀 아내들다른 한 쪽에는 월남 아내들이 모여자기 나라 음식 만들기내기를 하고 있다우유에 닭고기에 넣고 끓이면어떤 맛일까?엄마 보고 싶어요?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뭐지요?에스 비 에스 방송국사회자가 던지는 질문에젊은 아내들은 집었던 숟가락을 내려 놓고눈시울이 뜨거워진다.울 엄마 보고 싶어요.울 아빠도 보고 싶어요.잉, 잉, 잉.........월남 아내가 울자필리핀 아내들도 따라 울기 시작한다.구경하던 벌곡리 남편들도에스피에스 방송국 엠씨도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만의 서재
김낙환 목사
2024.04.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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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으로 눈 뜬 새싹들이 노래를 부르고동안거 끝낸 새잎이 파르르수선화 같은 웃음 사분사분 다가 온다온천천 벚꽃들은양손 흔들며 환호하고철마 농원에 옹기종기 박힌복숭아나무는 복사꽃 활짝 피우며 웃음으로 벌 나비들을 유혹한다배산에 오르면 벙그는 진달래 산수유 개나리 목련화가 사천왕처럼 눈망울 치켜뜨고약동의 소리에 귓바퀴 굴린다동구 밖 들판에는달래 냉이 쑥 씀바귀가아장아장 걸어 나와미각 돋우라 추파 던지고 둑방길에는 밥알 같은조팝나무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다.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4.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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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언제부터인가미국이 되었다월남 사람도필리핀 사람도몽골 사람도시집을 와서우리나라 사람이 되었다시부모 모시고 농사짓는농촌 총각의착한 아내가 되었다적당하게 검은 얼굴아이를 낳고잡채 만들고김치도 담그고서툰 한국말로시장도 보면서고국의 친정을 그리워하며그렇게살아간다조국의 누나들이서양 사람들과그렇게 살았던 것처럼그 사람들도그렇게 그렇게살아간다
이야기
김낙환 목사
2024.04.0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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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에 순례자의 길이 있습니다. 다섯 개의 섬이 노두길로 이어진 길입니다. 일명 ‘섬티아고’라고도 불리고 ‘12사도 순례길’로도 불립니다. 대기점도에 위치한 베드로의 집을 시작으로 딴섬에 있는 가룟 유다의 집까지 이어지는 순례길입니다. 그래서 베드로의 집에서 종을 치고 출발하여 순례길의 종점인 가룟 유다의 집에서 12번의 종을 칩니다. 물론 거꾸로 걷는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순례길은 총 12km이고, 보통 걸음으로 3시간에서 3시간 30정도 걸립니다. 단 노두길이 모두 열렸을 때를 말합니다. 만일 밀물
나의 목회
박기성 목사
2024.04.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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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에 성공(?)한 선배 목사님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목회에 실패한 것 같은 느낌에 ‘애초에 들어서지 말아야 할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자괴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만난 어느 선배 목사님의 말씀에 큰 위로와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서점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어느 선배 목사님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목양실에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에 선배 목사님의 목회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감동스런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특히 마음
나의 목회
박기성 목사
2024.03.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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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벌곡에서 딸기 농사짓는 경성이는 아내가 필리핀 사람이다어린나이에 한국으로 시집와서키가 이 센티는 더 자랐다그녀가 시집오는 날 경성이 엄마는어린 며느리를 보고 한참을 울었다고 하였다 마닐라에서 버스로 여섯 시간 배를 세 시간 더 타야 하고 다시 오토바이로 두 시간을 더 가야 한단다 우람한 체격 신랑에 비하면 어린아이 같은 가냘픈 몸이지만며느리는 벌써 두꺼비 같은 아이 하나를 낳고 또 하나는 배속에 가졌다 엄마편인가 아내편인가 묻는 에스비에스 방송국 엠씨의 짓궂은 질문에 경성 이는 망설임 없이 아내편이라며 한없이 사랑스런 눈으로
이야기
김낙환 목사
2024.03.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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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는 개는 물지 않고 물려는 개는 짖지 않듯이 대인(大人)은 허세를 부리지 않고 시비를 걸어 이기거나 다투어 싸우고자 하지 않는다.시끄럽게 떠들고 이기고자 함은 속이 좁은 탓에 빗어지는 허세일 뿐이다마음이 넓고 깊은 사람은 알아도 모른 척하며 자신의 재주를 과시해 돋보이려 하지 않는다다만 붓을 들어 세상의 옳고 그름을 설(說)하기만 한다그리고 세상이 시끄러울 때는 조용히 침묵(沈默)하고 기다린다.그러면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들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렇다 조용한 침묵(沈默) 속에 오히려 참된 가치와 위대함이 있는지도 모른다.고요한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3.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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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창문을 통해 바깥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또래 아이들을 보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찾는 듯 했습니다. 아이가 내게 물었습니다. “우리 형아는 어디에 있어요?” 아이는 바깥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중에서 형을 찾고 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 아이의 형은 놀이터의 아이들 중에 있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해 주었습니다. “여기 있잖아!” 아이가 고개를 돌려 옆을 보더니 활짝 웃으며 말합니다. “아, 여기 있었구나.” 아이의 형은 동생의 손을 잡고 바깥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다른 아이들에게
나의 목회
박기성 목사
2024.03.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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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농사짓고 사는 양촌 촌사람이모처럼 양복 입고 엠비씨 아침 방송에 나왔다.족히 사십은 넘어 보이는데 그의 어린 필리핀 아내는돌도 안돼 보이는 검은 피부 갓난 아이를품에 않고 있다혼자 살수 없어 장가를 들었다는 늙은 사내는어린 이방인 아내를 바라보며 사랑스러워 죽는다젊은 아내는 방송국에서 연결해 주는고향 어머니와의 전화 통화에 가족들의 안부를 물으며연신 눈물을 닦아 내고 있다 엄마, 아버지 잘 계시지유? 나는 잘 있어유.......
우리들의 담론
김낙환 목사
2024.03.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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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를 앞두고 과정고시위원회와 자격심사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전도사님들이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입니다. 시험에 합격한 후 연회에서 제시한 논문을 작성하여 제출하고, 오늘 그 논문에 대한 심사와 함께 자격심사를 받는 시간입니다. 우리 감리교회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세 번 거쳐야 비로소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도사님들에게는 이 시간이 가장 떨리는 순간입니다.나는 과정고시위원회에 속해 있어서 논문심사를 하는 방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여느 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보통 논문을 심사할
나의 목회
박기성 목사
2024.03.1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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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냉이민들레 미류나무버들강아지개나리 꽃망울버들 강아지 새순겨울얼었던 땅 비집고애쓰고 나와봄 왔음 알린다아, 봄이 왔구나.봄
우리들의 담론
김낙환 목사
2024.03.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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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중 한 분이 별세하여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장례식장에 도착했을 때 마침 입관예식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고인이 장로교회의 장로였기에 입관예식은 기독교식 입관예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느 입관예식과 달리 특별한(?) 두 가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긴 설교입니다. ‘너~무 길다’라고 몇 번이나 생각할 정도로 집례 목사님의 설교는 길었습니다. 물론 설교 내용의 대부분은 고인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었습니다. 예식이 끝난 후에도 목사님은 유가족들과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셨습니다. 조문객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나의 목회
박기성 목사
2024.03.0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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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에 꽃이 피듯가슴에도 꽃을 피워행복을 선물 받는 3월이다.입춘이 봄소식을 전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초록 물결을 몰고 오는 새봄이 문을 두드리니 세월의 빠름에 다시 한번 놀란다.3월이 문을 여니 삼라만상의 만물들이 기지개를 캐고 깨어난다.3월은 줄줄이 피어날 꽃들이 주는 희망처럼 반가운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면 좋겠다. 따사로운 봄날 햇살마루에서 삼일절의 나라 사랑과 봄기운으로 충전해 보는 건 어떨까. 사람은 생각대로 사는 게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한다고 한다.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은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 함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3.0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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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어서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금강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었습니다. 그리고는 목적지에 가까워졌다는 안도감에 가벼운 마음으로 엑셀을 밟으며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그런데 아뿔싸!아무 생각 없이 진입한 고속도로의 이정표가 ‘부산’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가야할 목적지와는 반대의 방향으로 진입한 것입니다. 이런 실수는 상행과 하행 모두 하나의 휴게소를 이용하도록 되어 있기에 일어난 것입니다. 물론 생각 없이 상행선이 아닌 하행선으로 진입한 나의 잘못이 가장 큰 요인이었지만 말입니다. 할 수 없이 15분을 달려 영동IC에서
나의 목회
박기성 목사
2024.02.2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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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각 당에서는 단수 공천, 전략공천, 경선등으로 시끌벅적한 상황에서 동작지방 공천위원회서는 부족함 많은 종을 믿고 금년에도 “단수공천”을 해주시므로 경쟁없이 치하위원을 맡겨주신 하나님과 공천위원들에게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오늘 뜻깊은 사순절, 또한 3.1운동 105주년을 기념하는 주간에 “ 일어나서 함께 갑시다. (아가2:10~13) 의 주제 아래 제37회 동작지방회를 열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면서 몇 가지 치하를 드립니다.1. 온유와 겸손함으로 예수님 성품을 쏙 빼어 닮은 젊은 청춘의 대명사 최순원 감리사
이야기
전태규 칼럼리스트
2024.02.2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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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에 가장 싫은 수업이 둘 있었습니다. 하나는 교련수업이고 또 하나는 유도수업이었습니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에서는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유도를 배워야했습니다. 유도복을 따로 챙겨야 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었고, 무더운 여름날에는 유도복을 입는 그 자체가 무척 불편했습니다. 더구나 유도 수업 후에는 땀 냄새 풍기는 그 몸으로 다시 교복으로 갈아입어야했습니다. 그러니 유도 수업이 있는 날이 반가울 리 없었지요.물론 운동선수처럼 매일 하는 것은 아니었고 한 주에 한 번 체육시간에 했습니다. 체육관 안에는 유도선수로 학교에 온 학생
나의 목회
박기성 목사
2024.02.23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