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친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업보를 지고 태어난 운명찌르지 않게 노심초사 눈치만 보고 살아야 한다청록색 비단을 치장하고 살지만, 마음은 가시방석황금색으로 변해가도 함부로 만지지 마라몸에 지닌 까칠함이 원숙함을 더해 독기를 품었다고개 떨군 보리 이삭 한 움큼 거머쥐고 낫으로 베어내어 허기진 밥그릇에 담아내도록 솥단지에 곡식 낱알 적당한 밥물에 우르르 쏟아붓고 마른 가지에 불을 지펴 한 상에 둘러앉아 웃음소리 기다리며고단했던 지는 해에 삭풍을 걸었더니 해거름 끝자락에 봄 눈을 뜬다.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4.27 19:18
-
봄기운으로 눈 뜬 새싹들이 노래를 부르고동안거 끝낸 새잎이 파르르수선화 같은 웃음 사분사분 다가 온다온천천 벚꽃들은양손 흔들며 환호하고철마 농원에 옹기종기 박힌복숭아나무는 복사꽃 활짝 피우며 웃음으로 벌 나비들을 유혹한다배산에 오르면 벙그는 진달래 산수유 개나리 목련화가 사천왕처럼 눈망울 치켜뜨고약동의 소리에 귓바퀴 굴린다동구 밖 들판에는달래 냉이 쑥 씀바귀가아장아장 걸어 나와미각 돋우라 추파 던지고 둑방길에는 밥알 같은조팝나무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다.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4.08 17:23
-
짖는 개는 물지 않고 물려는 개는 짖지 않듯이 대인(大人)은 허세를 부리지 않고 시비를 걸어 이기거나 다투어 싸우고자 하지 않는다.시끄럽게 떠들고 이기고자 함은 속이 좁은 탓에 빗어지는 허세일 뿐이다마음이 넓고 깊은 사람은 알아도 모른 척하며 자신의 재주를 과시해 돋보이려 하지 않는다다만 붓을 들어 세상의 옳고 그름을 설(說)하기만 한다그리고 세상이 시끄러울 때는 조용히 침묵(沈默)하고 기다린다.그러면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들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렇다 조용한 침묵(沈默) 속에 오히려 참된 가치와 위대함이 있는지도 모른다.고요한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3.22 13:45
-
딸기 농사짓고 사는 양촌 촌사람이모처럼 양복 입고 엠비씨 아침 방송에 나왔다.족히 사십은 넘어 보이는데 그의 어린 필리핀 아내는돌도 안돼 보이는 검은 피부 갓난 아이를품에 않고 있다혼자 살수 없어 장가를 들었다는 늙은 사내는어린 이방인 아내를 바라보며 사랑스러워 죽는다젊은 아내는 방송국에서 연결해 주는고향 어머니와의 전화 통화에 가족들의 안부를 물으며연신 눈물을 닦아 내고 있다 엄마, 아버지 잘 계시지유? 나는 잘 있어유.......
우리들의 담론
김낙환 목사
2024.03.15 13:57
-
쑥냉이민들레 미류나무버들강아지개나리 꽃망울버들 강아지 새순겨울얼었던 땅 비집고애쓰고 나와봄 왔음 알린다아, 봄이 왔구나.봄
우리들의 담론
김낙환 목사
2024.03.14 12:06
-
산에 들에 꽃이 피듯가슴에도 꽃을 피워행복을 선물 받는 3월이다.입춘이 봄소식을 전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초록 물결을 몰고 오는 새봄이 문을 두드리니 세월의 빠름에 다시 한번 놀란다.3월이 문을 여니 삼라만상의 만물들이 기지개를 캐고 깨어난다.3월은 줄줄이 피어날 꽃들이 주는 희망처럼 반가운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면 좋겠다. 따사로운 봄날 햇살마루에서 삼일절의 나라 사랑과 봄기운으로 충전해 보는 건 어떨까. 사람은 생각대로 사는 게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한다고 한다.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은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 함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3.05 08:52
-
우리는 매년 2월을 보내며 여느 달 보다 2~3일 짧다는 이유인지, 2월을 보내면 무거운 겨울이 떠나가고 꽃피고 새우는 새봄이 찾아온다는 기대감인지 어쨌든 가벼운 마음으로 2월을 살아온 게 사실이다. 특별히 올해는 새봄을 맞을 준비에 바쁠 2월이 예년보다 긴 스무 아래 날을 등에 지고 그 먼 길을 머다 않고 뚜벅뚜벅 우리 곁을 찾아왔다해마다 이때쯤이면 연례행사처럼 "2월이 봄인가 겨울인가"라는 논쟁으로 장안의 화제가 되곤 했던 기억이 새롭다.남녘에는 벌써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모진 추위도 물러가고 겨울 철새들도 떠날 채비를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2.12 17:11
-
새봄을 맞을 준비에 바쁠 2월이 예년보다 긴 스무 아래 날을 등에 지고 그 먼 길을 뚜벅뚜벅 찾아왔다이때쯤이면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2월이 봄인가 겨울인가"라는 논쟁으로 장안의 화재가 되곤 한다.남녘에는 벌써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겨울 철새들도 떠날 채비를 한다. 고드름이 떨어지면 봄이지 아니지 얼음이 녹아야 봄이지 라고 갑론을박하지만, 2월은 그냥 겨울과 봄 사이다.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2.02 17:34
-
겨울철 남녘 바닷가 양지바른 언덕 숲엔 동백나무 넘쳐난다모진 추위 참아내고 아름답게 피어나는 동백꽃!애절한 사랑, 청렴과 절제, 희망의 상징인 겨울꽃으로 피어난다가지마다 선홍빛 붉은 꽃 화려하게 피었다은빛 파도 밀려오는 바다에서 검은 가마우지 몇 마리 스며들고 있었다붉은 꽃과 초록 잎사귀 흔들며 귀를 스치는 바람 소리와끝없이 울어대는 바닷새 소리에 세상은 잠든다.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4.01.12 05:19
-
섣달그믐날 밤 뒤숭숭하게 밤을 새우고굉한 눈으로 정월 초하루 새해 아침을 맞습니다지난 한 해 지켜주시고새로운 한 해도 책임져 주실 역사의 주관자이신 전능자께 감사드립니다새해에도 힘차게 나아갈 용기와 지혜를 구하는 희망의 설렘이 기쁨으로 충만케 되길 기도합니다머리카락처럼 뻗쳐있는 머릿속에 희망이라는 아름다운 새가 내려와 날개를 접고 함께 빕니다 지난 세월 속에 숨어있는 부끄러운 흔적 씻어내고웃으며 꽃으로 피워내는 새해가 되길 기도합니다새해 첫날 죽음보다 강한 사랑을 선물로 감사하는 기쁨이 한해 가득하게 하소서 백옥같은 흰 눈 속에 만
우리들의 담론
웨슬리안타임즈
2024.01.03 12:27
-
기나긴 뱃고동을 남기고한 해를 실은 세월호가 영겁을 향해 떠나간다숨 가쁘게 달려온 한 해 매번 이맘때면 어김없이 세월의 부대에 담아 보내야 하니 아쉽기만 하다왜 떠나야 하냐고 물으니 달려오는 새해가 묵은 열두 달을 밀어내니 떠나지 않을 수가 없단다 힘겹게 살아온 한 해 굽이굽이 돌고 돌아 켜켜이 쌓여온 한 많은 사연들은 굳이 추억을 만들지 않아도 추억의 창고에 쌓인다 다가오는 새해는 꿈꾼 꿈이 남다른 각오와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향기로운 꽃길이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3.12.30 17:32
-
때 이른 11월의 한파로 겨울 학습이 끝난 탓인지12월이 왔다고 소리쳐 봐도 소리 없는 메아리로 돌아올 뿐 내다보는 이가 없다때가 되면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세월의 흔적들새로운 날들만 기억하면 되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지난 세월이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향해 자취를 감추듯마지막 생명의 빛 꺼질 때, 까지 앞만 보고 가리라 인생은 유성처럼 소리 없이 살다가 깊이 잠드는 것그보다 아름다운 일이 있을까. 죽음을 위해서 생명의 불빛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기억하며 애통해하는 그대여,애통해하지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우리들의 담론
웨슬리안타임즈
2023.12.04 07:49
-
몇 년 전 이야기입니다. 한 몽골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꼬마 아이가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 아빠는 반짝이는 빨간 마법 막대기를 가지고 있어요. 이 마법 막대기를 가지고 나가면 돈을 많이 벌어오세요” 자랑스런 표정으로 아이는 아빠 이야기를 마칩니다.하지만 이야기가 마쳐지자 방송국 스텝들이 분주해 지기 시작합니다. 역대급 방송사고입니다. 실은 이 아이의 아빠가 경찰이었거든요. 그 다음에 진행된 상황은 생각대로입니다. 교통경찰이었던 아이의 아빠는 불법 뇌물 수수로 인해 직위 해제되고 말았다는 이야기 이지요.지금은 거의 그런 일이 없습니
우리들의 담론
이상수 목사
2023.11.11 11:29
-
파랗게 날 선 가을 하늘에 처음 입은 흰 와이셔츠 하얗게 빨아 널면모자라는 나의 모습 감춰주는 변장의 도구로하얗게 빛나고 눈부시다속이 비워진 내 부족한 가슴을 채워주고 얼룩진 내 마음을 거울처럼 닦아 줄 가을을 기대하며푸르디푸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맑디맑은 내 마음을 그려 본다.
우리들의 담론
웨슬리안타임즈
2023.11.11 06:46
-
만삭의 산모에게 출산의 고통이 따르듯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어 내는 가을의 고통 또한 다를 바 없다어제 없는 오늘 없고 오늘 없는 내일 없듯혼신을 다한 오늘이 인생을 만들고 역사를 만들어 간다사색의 계절에 독서와 마음의 산책이 깊은 사색과 영성의 통로로 이어져 아름다운 말과 글을 만들어 내고 깊은 침묵이 어울려 긴 여운과 울림을 주는 명작을 만든다.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3.10.27 15:09
-
이른 봄날 양지바른 언덕배기 언 땅을 헤집고 수줍게 피어나는 야생화는 말한다삼라만상에 피어나는 꽃 중의 꽃 아닌 꽃이 있겠냐마는 꽃이라고 다 꽃이 아니라 향기가 있어야 꽃이란다하늘은 말한다사람 중의 사람 아닌 사람이 있겠냐마는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니라 사람 냄새가 나야 사람이란다 이렇듯 우리가 예쁜 꽃을 아끼고 좋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같다지만 그 가치를 잃으면 생명력을 잃는다.그러기에 엄동설한 모진 고통 견뎌내고 하늘 향기 피워내는 야생화의 경이로움에 감탄하고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승자에게 열광하는 것이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3.10.20 14:08
-
소슬바람이 불어오면 꽃은 향기로 말한다 바람에 살랑이는 꽃잎은 작은 몸짓으로 말 걸고 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이슬은 풀잎과 눈 맞아 영롱하게 빛나고 바람은 갈대와의 속삭임으로 요란하다햇살은 온전한 결실을 재촉하고 따스한 온기는 가을걷이를 돕는다 침묵으로 말하는 가을의 속삭임은 마음이 고요하고 넉넉해야 들을 수 있다.가을의 속삭임도 박자와 강약, 쉼표와 리듬에 맞는 삶의 속도를 찾는 게 필요하다 이걸 놓치면 음악은 소음으로 바뀌고 삶도 건강도 지키기 어렵다.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3.10.16 02:47
-
유난히 밝은 한가위 보름달이 앞산에 걸렀건만 사립문 열어 놓고 기다리던 홀어머니 억장이 또 한 번 무너집니다언제부턴가 쉰 줄에도 장가 못 간 막내아들 남모르게 들어오라고 사립문 열어 놓고 수잠드는 것이 버릇되었습니다 올 한가위도 다른 자식들 다 모여 정겹게 두런두런 정을 나누지만 홀어머니마음속엔 온통 오지 않는 아픈 손가락 막내아들뿐입니다 밝디밝은 한가위 둥근달도 서러워 툇마루에 홀로 앉아 목에 넘긴 한 조각 송편마저 목이 멥니다.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3.10.02 12:17
-
가을에는 발가벗고 작열하는 가을 햇살에 몸을 맡기고 익어가는 벼 이삭처럼 대자연에 나를 맡겨야 제맛이다가을에는하늘거리는 황금빛 미풍에 결실을 재촉하는 손길에 열정을 더하고 싶다 가을에는풍요로운 지식의 홍수로 높아진 침묵의 하늘로 소풍 가서 가을 한 잎 맛보고 싶다하옥산 장로/교회학교전국연합회 직전회장
우리들의 담론
하옥산 장로
2023.09.02 04:57
-
몽골은 바다를 접하고 있지 않습니다. 내륙 국가이지요.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경계를 하고 있고요. 남쪽으로는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놓고 보면 큰 나라 사이에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마치 육지 가운데 섬나라 같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과는 많이 다르지요. 문득 궁금해 졌습니다. 바다가 없는데 소금은 어디서 얻지?2014년인가 한 방송에서 몽골의 소금 광산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동네 이름도 ‘다우스 솜’ 소금 마을이지요. 몽골은 바다의 염전에서 소금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노천 광산에서 소금을 캐는 것이
우리들의 담론
이상수 목사
2023.08.25 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