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성 목사
박기성 목사

목회에 성공(?)한 선배 목사님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목회에 실패한 것 같은 느낌에 ‘애초에 들어서지 말아야 할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자괴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만난 어느 선배 목사님의 말씀에 큰 위로와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서점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어느 선배 목사님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목양실에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에 선배 목사님의 목회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감동스런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특히 마음 속 깊게 다가오는 말이 있습니다. “성공하는 목회가 아닌 성실한 목회를 하고 싶었다.”라는 말씀입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목회보다 본질에 성실한 목회를 하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속도보다 방향”이라고 했던가요. 우리는 아브라함에게서 이미 그 교훈을 배워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이 아닌 본인이 생각하는 시간에, 그리고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인간적 방법으로 낳은 이스마엘로 인하여 그의 가정이 얼마나 혼란스러웠나요. 하나님의 대답은 단호했습니다. “아니다”(창 17:19)

이제는 우리에게 그 이름이 낯설지 않은 에이든 토저(A. W. Tozer)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그는 <예수 방향으로 가라>에서 이 세상을 살아갈 때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보다는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라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올바른 방향은 다름 아닌 ‘예수방향’입니다. 예수방향이 아니라면 신앙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그리고 아무리 열심이 있어도 진정한 믿음의 승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십자가에 참여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종교적 활동’을 만들어내는 것과 ‘숫자’라는 여신을 숭배하며 성공을 자처하는 모습에 대하여 모질게 답변합니다. 그것은 ‘이단’이라고.

집에 돌아와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나?’
‘진정한 믿음의 승리자로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그렇다고 해서 “속도보다 방향이다”라는 이 말로 지나온 나의 실패한(?) 목회생활에 대하여 스스로 위안하며 숨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사실 ‘방향’은커녕 ‘속도’조차도 없었음을 나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저 이제라도 길이요 진리이신 ‘예수 방향’으로 가리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해 볼뿐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성공하는 목회가 아닌 성실한 목회를 하고 싶다.”는 선배 목사님의 말씀이 오래도록 교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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